책 冊 book buch 4

마르잔 사트라피 - 페르세폴리스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 1, 2권은 1969년생인 작가가 이란 역사의 격동기였던 70년대말부터 80년대에 성장기를 보내면서 겪은 개인적인 기록이자 생생한 이란의 현대사이기도 합니다. 1권에서는 이란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의 현장을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여주고, 2권에서는 성장한 작가가 변해 버린 이란 사회를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를 보여 주지요. 나온 지 10년이 넘었습니다만 현대 이란을 이해하는 데 이 책만큼 좋은 자료도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혁명이, 전쟁이 이란 사회를 바꿔 놓은 부분도 많지만 변치 않은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란 사회는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는 많이 개방되어 있다는 거죠. 몇 년 전에 인스타그램 같은 곳에서 히잡을 벗어 던진 이란 젋은이들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

책 冊 book buch 2023.04.13

변경의 팔라딘 (2021. 6. 28.)

간만에 읽은 라이트노벨입니다. 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간만에 본 제대로 된 정통 판타지 비슷한 놈입니다. 이 정통 판타지 비슷한 놈이란 평가는 주인공 설정이 그놈의 갓세계물이기 때문에... -_-++;;; 이것만 아니면 훌륭한 정통판타지라고 평가했을 겁니다. 사실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주인공이 이세계 전생자가 아니라도 스토리 전개에 아무 문제가 없는, 제대로 된 세계관을 가진 작품입니다. 왜 이런 설정을 했을까 작가의 필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은 반지의 제왕 라이트 버전 정도? 톨킨 옹의 깊이와는 절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그 분위기를 잘 모방했다고 할까요. 오히려 너무 무거운 톨킨 월드에 비해서 가볍게 접근할 수 있어서 쉽게 읽기엔 좋은 면도 있어요. 근..

책 冊 book buch 2023.04.04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2021. 7. 12.)

기회 있을 때마다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니는 책인데 정작 제 블로그엔 서평이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닫고 쓰는 글입니다. ^^;;;; 저는 서점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덜컥 충동구매하는 일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산 책 중에는 실망스런 책이 거의 없습니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였습니다. 읽으면서 짜릿짜릿한 쾌감과 눈이 번쩍 뜨이는 영감을 얻게 해주는 책 중 하나였습니다. 이 책은 제도주의 학파의 관점에서 비슷한 환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갈리는 국가들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어떤 요소가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갈랐는가 논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이 국가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제도입니다. 넓게는 문화적인 부분도..

책 冊 book buch 2023.04.04

피에르 르메트르 - 실업자 (2022. 2. 8.)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신은 나에게 직장을 주어야 했다'의 원작이라고 해서 읽어 보게 된 소설입니다. 직장을 잃고, 나아가 평생을 바쳐 이룩한 집도 잃을 위기에 처한 50대 프랑스 남자가 대기업 임원들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다는 이야기인데요. 읽으면서 느낀 건 요즘 현대사회가 처한 상황이란 게 어느 나라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특히나 중년 남성들이 처한 실존적 위기라는 건 어디나 똑같다는 거죠. 한국에서 50대 남자가 실직하고 알바나 하고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아내와 자식들이 박대하기 이전에 본인들이 자존감 떨어져서 못 견딥니다. 남자들은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사회적으로 별 쓸모 없어졌다는 걸 못 견뎌요. 한국보다 남녀 평등이 훨씬 잘 실현되고 있다는 프랑스에서도 이건 크게 다르지 ..

책 冊 book buch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