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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2021. 7. 12.)

함부르거 2023. 4. 4. 10:57
 

 

 
기회 있을 때마다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니는 책인데 정작 제 블로그엔 서평이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닫고 쓰는 글입니다. ^^;;;;
 
저는 서점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덜컥 충동구매하는 일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산 책 중에는 실망스런 책이 거의 없습니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였습니다. 읽으면서 짜릿짜릿한 쾌감과 눈이 번쩍 뜨이는 영감을 얻게 해주는 책 중 하나였습니다.
 
이 책은 제도주의 학파의 관점에서 비슷한 환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갈리는 국가들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어떤 요소가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갈랐는가 논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이 국가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제도입니다. 넓게는 문화적인 부분도 포함해서, 어떤 체제를 가지고 있었는가가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갈랐다고 보는 것이지요. 간단하게 말해 착취적, 억압적인 제도를 가진 국가는 실패하고, 개방적 포용적 제도를 가진 국가는 성공했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들은 이를 북한과 남한, 도미니카와 아이티, 멕시코와 미국으로 나뉜 노갈레스 시 등등 여러 실증적 사례를 가지고 아주 설득력 있게 서술하고 있지요.
 
이 책에도 한계가 없는 건 아닙니다. 지나치게 환경적 요소를 무시한 점, 개방적 제도를 도입하려다 실패하는 국가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점, 착취적 제도를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개방적 제도만이 만병통치약인가? 개방적 제도를 도입하기 힘든 원인은? 다른 이유로 개방적 체제를 채택하지 못하는 국가도 있지 않은가?' 등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독자의 고민으로 남겨 놓는 부분이 많다고 봐야죠.
 
사실 국가의 성패와 같은 거대한 문제에 대해서 어느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단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런 문제에 대해 깊은 통찰력으로 해결의 단서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는 역작입니다. 이 책의 주장에 반대하든 찬성하든, 이 책은 경제와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