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nethack (넷핵, 네트핵) (2022.12. 29)

함부르거 2023. 4. 4. 10:10
 

[넷핵 게임 화면. 그래픽 버전도 있지만 이게 더 편하다]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넷핵이 계속 개발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최신 버전이 3.6.6으로 올라간 게 2020년의 일이다.
 
이 구닥다리 케케묵은 게임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인간들도 징하지만 그걸 또 찾아서 하고 있는 나도 참 징하다. -_-;;;;
 
버전 히스토리를 찾아 보니 내가 그동안 하던 3.4.3 버전이 나온 게 2003년, 그리고 10년 넘게 개발이 없다가 2014년에 누군가 개발팀 동의 없이 3.5.0이란 걸 내놨던 모양이다. 거기에 자극받은 모양인지 2015년에 3.5.0이 업데이트 되었다. 무려 12년만의 마이너 업데이트!!! 그 후로 순조롭게(?) 업데이트가 계속 이뤄지면서 2020년 3월에 현재 버전이 나왔다. 보통 게임 회사에서 이랬으면 기네스북에 올라올 만한 일이지만 여긴 순전히 오픈소스 개발자 팀이 무료봉사 하는 거라 이럴 수 밖에 없을지도. 다시 말하지만 이걸 계속 붙잡고 개발하는 인간들이나 그걸 또 하는 인간들이나... ㅎㅎㅎ
 
이번 버전을 지난 3.4.3 버전과 비교해 보니 여러 가지가 발전했다. 일단 주인공이나 아이템의 상태를 색으로 표현해 줘서 한눈에 알아 보기 편해졌다. 요즘 세상에 이딴 걸 개선사항이라고 한다니 써놓고도 어이가 없지만 네트핵에선 진짜 장족의 발전이다. 몬스터들이 드롭하는 아이템도 좀 달라졌고 게임 내 메시지도 약간 늘어난 거 같다. 시작 화면에서 그동안 세이브한 캐릭터 목록을 보여 주는 것도 대단한 발전이다. 이것도 어이가 없지만 그동안엔 항상 자기 캐릭터 이름을 타이핑해야만 했다. 자기 캐릭터 이름도 기억 못할 정신머리면 아예 할 생각을 말라는 의미 아니었나도 싶다.
 
오랜만에 잡으니 신선하기도 하고 여러 바뀐 요소들 때문인지 계속 하게 된다. 물론 계속 죽는다. 죽음은 넷핵의 숙명... (-_-;;;) 예전에도  이 블로그에 관련 글을 쓴 적이 있는데 한번 잡으면 오래 하게 되는 게임이다. 이것도 문명 비슷하게 파고 들 요소가 무궁무진해서.
 
어쨌든 어떤 의미에서든 남들한테 추천하긴 난망한 게임이다. 21세기도 1/5이 지나간 이 시대에 아스키 텍스트 기반 게임이라니 시대착오도 유분수지. 그래도 하다 보면 다른 게임에선 전혀 찾을 수 없는 요소들이 사람 환장하게 만든다. 뭐랄까 도전의식을 심히 자극하는 면이 있달까. 1994년에 이걸 처음 알게된 이후로 할 게임 없으면 찾는 게 됐다. 다시 말하지만, 전혀 추천하진 않지만, 정말 인생 할 거 없고 영어 좀 하고 공짜 게임이 좋다는 사람은 해볼만 할 지도 모른다. 어쨌든 공짜에 어떤 똥컴에서도 돌아간다는 건 대단한 장점이긴 하니까.
 
아, 게임 역사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찍먹이라도  해 봐야 할 게임이기도 하다. 이건 로그라이크의 원조, 대부격인 게임이라 이 장르가 왜 이 모양이 됐는지 뿌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트핵(Nethack) 다시 시작 (2013. 2. 22.)  (0)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