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특히 러닝하면서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은 여러 가지를 시험해 봤습니다만 어느 것 하나도 만족스러운 게 없었습니다. 유선 이어폰은 선이 걸리적거리고, 무선 이어폰 중에서 오픈형은 숫자도 얼마 안되거니와 귀에서 빠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항상 있죠. 저의 경우 커널형 이어폰은 극혐이라서 아예 고려의 대상조차 아니었습니다. 커널형 특유의 그 귀 압박감과 폐쇄감, 조금만 걸어도 쿵쿵 울리는 귀울림은 저한테는 아주 최악입니다. 블루투스 헤드폰도 고민해 봤지만 귀를 다 덮는 녀석은 여름에 쓰기 어렵죠.
허나 교보에 잠깐 들렸다가 들어본 이 골전도 이어폰은 그런 고민을 싹 날려 주었습니다. 넥밴드형이라 분실 위험도 덜하고, 귀가 오픈되어 있어 외부 소리도 잘 들립니다. 사람에 따라 단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야외 운동하는데 외부 소리가 안 들리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사용해 보니 음질도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골전도가 확실히 되서 외부에 안들리면서도 착용자에겐 잘 들립니다. 방수도 어느 정도 되니 운동하는데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에서도 그 쪽을 주력으로 마케팅하고 있지요. 저는 음악은 잘 안 듣고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주로 들어서 음질 관련으론 불만이 없습니다.
물론 단점도 상당히 많습니다. 주로 골전도 방식 자체의 문제죠. 일단 귀가 오픈되어 있다 보니 바람이 심하거나 하면 잘 안들립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잘 들리라고 귀마개를 끼워 줍니다만 귀마개를 끼면 이걸 선택한 의미가 반감되죠.
관자놀이를 진동시키는 방식이라 사람에 따라서는 조임으로 인한 압박감이나 두통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다행히도 이런 건 못 느꼈지만요.
음질도 솔직히 음악감상용으로는 부적합합니다. 골전도 방식 치고는 음질이 좋은 편인 거지 보통 이어폰에 비해 좋은 음질은 아니죠. 인간은 귀를 통해 소리를 듣도록 진화된 생물입니다. 음악감상용이라면 비슷한 가격대의 아무 이어폰이나 써도 100배는 더 나을 겁니다.
가격도 비싼 편입니다. 이 회사에선 가장 저가형이지만 정가가 10만원입니다. 할인을 최대한 끼고 사도 경쟁사에 비해서 3~5만원은 비싸요. 물론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이 쪽이 훨씬 높습니다만. 이어폰은 소모품이라고 보는 제 입장에선 좀 출혈지출입니다.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은 운동하는데 편하다는 이유 하나로 살만합니다. 이제 다른 건 운동하면서 못 쓸 거 같아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운동하는데 다른 방식의 이어폰은 모두 불편한 분
2. 음질은 별 신경 안쓰는 분
3. 이어폰 끼고 있으면 귀가 아프거나 불편한 분
이런 분들께 비추합니다.
1. 음질은 타협이 불가능한 분
2. 음악 감상 위주로 사용하실 분
3. 관자놀이를 조이면 두통이 오는 분
ps. 계속 사용하다 보니 역시 사람 목소리 음역대에 최적화된 물건으로 보입니다. 아주 저음이나 고음 파트는 시원찮은데 사람 목소리는 뚜렷하게 들리네요. 콜센터 상담사들이 골전도 이어폰을 많이 쓰는 이유기도 하지요.
'생활 속 아이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날 찻잔 하나 - 노리타케 997 "Linda" (0) | 2023.05.01 |
---|---|
면도 비누 - 이거 신세계네... (2021. 6. 24.) (0) | 2023.04.04 |
2023년 양지사 시스템 다이어리 1d1p 속지 (2022.12.12.) (0) | 2023.04.04 |
언더싱크 정수기 구매(2023. 2. 4.) (0) | 2023.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