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미야자키 하야오 영감님의 마지막 영화가 될 거 같은 작품을 보고 왔습니다. 어린 시절 영감님 영화를 보면서 자라고 성인이 되고 이젠 중년을 넘어 가고 있는 저 같은 팬한테는 여러 가지로 애잔한 감상이 드는 영화였네요. 이 영화는 영감님의 인생 그 자체예요. 요시노 겐자부로의 소설은 그냥 제목만 빌려 온 거고 영감님이 자기 인생 이야기 하는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모노노케히메 때랑 똑같습니다. "살아라." 그리고 거기에 한마디 더 붙이는 거죠. "난 이렇게 살았는데, 너희는 어떻게 살 거냐?" 먼저 경고하는데 이 영화는 매우 불친절합니다. 배경 설명이고 뭐고 없고, 타이틀부터 바로 본 이야기 시작이예요. 34년 넘게 영감님 팬이었던 저도 러닝타임 내내 무슨 이야기인지 헤매다가 ..

영화 2023.10.28

더 퍼스트 슬램덩크 (2023. 1. 7.)

이게 영화고, 이게 농구고, 이게 인생이다. 2023년 첫번째로 본 영화가 올해 최고의 영화입니다. 더 이상 없습니다. 게임 셋! ......... 잠깐 숨 좀 고르고................................... 제가 슬램덩크 산왕전을 본 게 언제였을까요. 1996년에 나왔으니 아마 군대에서 휴가 나와서 만화방 죽돌이 하던 때 읽었을 겁니다. 벌써 26년 전이네요. 이렇게 오래 됐으면 기억이 가물가물할 거 같았는데, 왠걸요.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그 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려 냈습니다. 이제 보니까 다 기억하고 있었네요. 그 때 느꼈던 그 전율과 감동도 같이 말이죠. 영화 상영시간 내내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긴장하고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슬램덩크는 걍 몸이 기억하는..

영화 2023.04.04

스즈메의 문단속(2023. 3. 4)

세상에 본 적 없는 여고생 액션이 온다! 여고생 한 명의 전투력은 특수부대 3인분! 여고생 빠와가 세상을 구한다! ...는 농담이구요. 액션 씬이 좀 많긴 합니다. ㅋㅋㅋㅋ 각설하고, 영화 보면서 울컥한 게 얼마만인지... 클라이막스 어린 아이 목소리의 신들린 연기에 눈물 안 나는 사람이 없을 거 같아요. 동일본 대지진을 뉴스로만 본 외국인 아재도 이런데 당사자인 일본인들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신카이 마코토 재난 3부작의 결정판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상처를 다룬 3부작에 방점을 찍었다고 할까요. 지난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대지진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다룹니다. 일단 주인공부터 그렇고, 영화 곳곳에 보여지는 방사능 제염의 현장..

영화 202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