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사 지낼 때 작은아버지가 선물해 주신 녹천주조장의 소곡 화주 41도를 오늘 마셔 봤습니다. 첫 감상은 이런 대단한 술이 이 가격에? 라는 느낌이네요. 구수한 곡물향이 올라오지만 눅눅한 느낌이 없이 산뜻합니다. 재료로 국화가 들어갔다는데 국화향은 곡물의 눅눅한 향을 잡아서 산뜻하게 정리해 주는 정도로 그쳐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술에서 꽃향기가 지나치면 맛을 망치는 수가 있는데 깊게 맡아 봐야 겨우 느낄 정도라서 적당한 밸런스를 잡고 있습니다. 다만 누룩 냄새 싫어하시는 분한텐 좀 안 좋을 수 있겠네요. 알콜 도수 41도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입술에서는 부드럽지만, 또 목으로 넘어갈 때는 적당한 자극을 주면서 깊은 뒷맛을 남깁니다. 이거 의식적으로 자제하지 않으면 계속 마셔서..